[교육]
2019-11-20 11:43

[교사연구회]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읽고 장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성찰해보았습니다.

 

저녁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가을이 이미 곁에 와 있음을 느끼던 날, 올리볼리 문화다양성 교사연구회 10월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모임에서는 김원영 작가의 <실격 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 교사로서 학급에 적용해 볼 부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저, 사계절, 2018


나눈 이야기 중 교사연구회 서영란 선생님이 마음에 한 번 더 담아두게된 이야기들을 정리해주셨습니다.



책을 읽고 소감 나누기




  • - "미디어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딱 두 부류로 나누어 보여준다.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승리를 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로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가 장애를 그대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통해 '나'를 비롯한 사회가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마침 연구회가 열린 다음 날부터 시작하는, 김원영 작가가 출연하는 연극(인정투쟁; 예술가편)을 보고 함께 얘기해도 좋을 것 같다."

  • - "통합 학급에서는 종종 '장애 학생 때문에 비장애 학생이 ‘피해’를 입는다'는 학부모의 민원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민원은 사회가 장애와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존재,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장애 학생에 대한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줄 수 있도록 학급을 운영하고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 참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 "장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다름과 배려,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통합 교육의 가장 큰 교육적 효과라고 생각한다."

  • -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마땅한 권리를 누리는 것을 혜택처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열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출입문,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이용이 어려운 계단만 봐도 그렇다."


함께 이야기 나눠 본 주제들





  • - 나는 어느 부분을 ‘수용’하지 못하는가?




“수용(受容)하다” 의 뜻은 어떠한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저자는 '장애를 수용'하는 것은 '나의 장애를 나의 자발적인 의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즉, ‘정체성으로서 수용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의 질병과 장애를 정체성으로 수용하는 것은 삶에서 계속 부단히 진행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교사로서 모르는 사이에 ‘커버링’, '획일화'를 조장했던 경험?




"커버링(covering)"이란 주류 집단에 동화되기를 요구하며 비주류적인 특성을 티내지 말라는 요구(본문 199쪽)입니다. 사회적으로 다수자에 속하는 입장에서 또는 학급의 교사로서 그동안의 경험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 "초반 다문화 교육 방향이 그렇다.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이주민이 한국 문화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활동이 주를 이뤘다."

  • - "모임이나 회식에서도 고기나 해산물을 먹지 못하는 일부 참석자에게 은연 중에 다수에 따를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개개인을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은 찾아보면 분명 있다. 그 방법을 따랐을 때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훨씬 올라갔다."

  • - "학급 안에서 교사의 기준으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규범이나 행동이 어떤 학생에게는 논리적인 근거와 설명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교육 방법이나 교육 자료에도 담겨 있다. 가령, 키트(kit) 만들기 활동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비슷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사로서 차별이나 편견이 담겨 있는 교육 활동이나 자료, 용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완하여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 ‘아름다울 기회 평등법’을 학교와 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한 방법?



  • - "함께 텃밭 가꾸기 활동 등 소셜벤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연관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런 기회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점점 일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 - "해외에서는 어린이의 다양한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 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

  • - "이런 면에서 통합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다."





  • - 교사 개인이 학생의 다양한 특성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



  • - "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존중하는 것과 더불어 학생들도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 - "학생 개개인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 갈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학기초 학부모 상담만큼 상담 시간을 갖고 그 아이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모임을 마무리 하고는 인권 교육 수업을 준비하며 ‘불쌍하다'로 끝나지 않게 고심하셨다는 동료 선생님의 이야기가 며칠 째 머릿속에서 빙빙 맴돌았습니다.


 

다음 11월 연구회 모임 후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